가끔 한국기사에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뫄뫄씨가 어쩌구 저쩌구’ 했다는 표현을 본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엄청 많은데…어느 학교지? 또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뫄뫄분교라고 쓰기도 한다. 분교라니! 독립된 대학인것을. 그래서 많고 많은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들(정확하게 말하면 주립대 시스템)에 대한 TMI를 해보겠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세금으로 운영을 하는 주립 대학은 세 가지 제도(시스템)가 있다. UC, CSU 그리고 CC다.
UC는 University of California의 줄임말 표현으로 학사 학위를 주는 4년 학제를 가진 연구 중심 대학들 그룹이다. 때문에 연방정부와 협력한 국립 연구소들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진 대학들로 지역 이름으로 구분하지만 분교와는 다르다. 학생선발과 운영 등 자율성이 높고 일단 “본교”가 없다. 각 캠퍼스마다 총장이 따로 있고, UC 평의회 등 UC 시스템의 전체를 총괄하는 총장이 있다. UC의 정책, 사건 사고 등을 발표하는 언론 보도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름이다. 현재 UC 총장은 자넷 나폴리타노(Janet Ann Napolitano). 변호사, 주지사, 국토부 장관을 했던 사람이니 총괄총장이 어떤 자리인지 짐작 될것이다.
또 하나의 4년제 학사학위 과정의 종합대학 그룹은 California State University 줄여서 CSU 다. UC와 설립 목표부터 다른 학교로 실무 교육 중심의 좋은 학교들이다. 특히 교사 양성의 주축이다. UC와 마찬가지로 뒤에 지역 명을 붙여 구분하고 학사 일정과 프로그램은 캠퍼스별로 독립적이다. CSU의 몇몇 캠퍼스들과 전공들은 입시 경쟁률이 치열하고, 졸업생들의 취업률과 연봉도 높다.
마지막 하나는 2년제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 CC)다. 꼭 성적때문이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등 이런저런 개인사정을 감안해서 다양한 학업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학교들이다. 산타모니카 칼리지를 비롯한 몇몇 유명한 CC들은 UC 편입을 위한 우회도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을 기준으로 커뮤니티 칼리지 2년 학비 무상 제공법안’(AB2)이 최근 주 상하원을 통과해 개빈 뉴섬 주지사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이 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캘리포니아내 114개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 1만 9,000여 명이 학비 혜택을 받게 된다.
캘리포니아주 공립 고등교육의 역사
미국에서 의무교육이 포함된 K-12 이후 고등교육 과정은 Higher Education 이라고 부르며 학위 과정을 의미한다.
본격적인 골드러시가 시작된 1849년 사람들이 몰려들자 캘리포니아 주의 토대를 만들던 주 헌법 입안자들이 시민 교육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공교육제도를 확립하고 교육감을 선출한지 불과 4년 만에 주지사와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교육을 위한 세금지원을 두고 교육감과 주지사의 줄다리기 속에서 공교육 체계를 갖춰 나가 1851년 샌프란시스코에 최초의 무료 공립학교가 세워졌다.
공교육과는 별도로 1853년 오클랜드에 헨리 듀란트(Henry Durant, 후에 UC 초대 총장)와 사뮤엘 윌리(Samuel H. Willey)가 소년들을 위한 인문학 교육기관 <Contra Costa Academy>를 설립했다. 이 학교는 고등교육 예비학교 성격으로 급속히 성장을 했고 1855년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학교 이름을 College of California 로 바꾼다. 1866년 좀 더 크고 조용한 캠퍼스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 재단은 현재의 UC버클리가 있는 곳의 부지 160 에이커를 매입했다.
땅은 있지만 학교 운영자금은 부족했던 이 학교와 주 정부가 서류상으로만 만들어 둔 주립 학교 Agricultural, Mining, and Mechanical Arts College가 통합하면서 1868년 3월 통합 법령에 따라 The University of California가 탄생했고, 1869년 오클랜드에서 10명의 교수와 38명의 학생으로 새로운 학교가 시작되었다. 1873년 9월 현재의 UC 버클리가 있는 곳으로 학교를 옮기고 College of California가 세워졌던 오클랜드의 학교는 현재 주 사적지로(California Historical Landmark #45 : NE corner of 13th and Franklin Sts, Oakland) 남아있다. 최초의 캘리포니아 대학이 된 UC 버클리는 Cal 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1905년 오직 버클리 캠퍼스 하나만을 가지고 있던 캘리포니아 대학교를 위한 대학 농장을 설립하는 법안이 만들어졌다. 이듬해 대학농장 설립위원회는 데이비스마을(Davisville)을 부지로 선정했다. 1908년, “University Farm” 이라는 이름 아래 40명의 학위 과정 학생을 입학시키면서 학교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1922년에는 농업대학 북부분교(Northern Branch of the College of Agriculture)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938년 College of Agriculture at Davis로 다시 이름이 바뀐다. 1959년이 되어서야 UC 데이비스(UC Davis)로 UC 리버사이드(UC Riverside)와 함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정식 캠퍼스가 되었다.
2년제 교사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해 1919년 LA 버몬트 애비뉴에 UC’s “Southern Branch” 이름으로 문을 연 학교는 1927년 University of California at Los Angeles로 이름으로 바꿔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정식 캠퍼스로 승인을 받는다. 1929년에 현재 웨스트우드 캠퍼스로 이전했다. 이렇게 성장과 확장을 거듭한 캘리포니아의 UC 시스템은 현재 10개의 캠퍼스, 6개의 메디컬 센터와 3개의 국립 연구소를 가지고 있으며 19만명이 넘는 교수진과 23만 8천 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거대한 공교육 체계이며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 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최초의 교육 중심 고등교육기관은 산호세 주립 사범학교로 알려져 있다. 1857년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세워진 샌프란시스코 사범학교가 이름을 바꾸고 관할 청이 주 교육위원회로 승격되면서 1871년에 산호세(San Jose)로 이전되어 산호세 주립 사범학교가 되었다. 이후에도 여러번 이름이 바뀌어서 현재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산호세(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n Jose)가 되었다. 그래서 CSU는 1857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기록한다.
산호세 주립사범학교를 시작으로 1887년부터 1913년까지 26년 동안 5개의 사범학교가 추가로 설립됐다. 1921년에 위의 사범학교들을 캘리포니아 주립 교육대학(California State Teachers College)으로 개편하였다가 후에 1935년 교원교육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함께 하는 종합단과대학으로 전환하며 명칭에서 Teachers를 삭제하게 된다.
1961년 주립대학들의 행정 시스템을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the State Board of Education)로 부터 독립시키는 주 헌법 개정을 단행하고 이 주립대학들의 총괄적인 행정을 담당할 이사회(a Board of Trustees)와 총장(chancellor)을 가진 별도의 사무기구를 발족시켰는데 이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California State College : CSC) 시스템이라 한다. 이것은 1960년의 캘리포니아주 개정헌법과 도나호 고등교육법(Donahoe Higher Education of Act)에 근거한 것으로서 도나호 고등교육법은 1960년에서 1975년 사이에 지속적으로 추진된 캘리포니아 고등교육을 위한 마스터플랜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그 과정에서 CSC 계열의 대학들은 응용학문분야와 직업분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운영하는 광범위한 기능을 갖게 되었으며, UC계열의 대학들과 공동으로 일부 학문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운영하게 되었다.
1972년에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California State College : CSC)의 시스템에 속한 여러 단과대학들을 하나의 종합대학교로 통합 승격시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California State University : CSU)를 출범시키고 기존의 CSU체제와 병행, 운영하기 시작한다. 구체적으로는 연합체 내의 14개 대학이 복수캠퍼스를 가진 하나의 종합대학교로 통합, 전환하였으며, 5개 대학은 기존의 CSC 체제 하에서의 단과대학들이 되었다. 이 체제 하에서 1973년 CSU와 CSC의 집행부는 천 마일 캠퍼스(1000-Mile Campus)라 이름 붙은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The Consortium of The California State University and Colleges”을 설립한다. 이것을 줄여서 CSUC시스템이라고 한다. ‘천 마일 캠퍼스’ 플랜에 따라 CSU 23개 캠퍼스가 주 전역에 자리 잡았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및 대학연합체(CSUC) 시스템은 1982년에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시스템으로 완전히 통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