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가 대학을 위한 준비학교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됐다. 어떤 이는 학교가 아니라 학원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왜 모든 고등학생들이 고등수준의 교육을 받고 나서도 대학을 꼭 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질문조차도 일부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의 자기변명처럼 여겨지기도 일쑤였다. 특히 교육열이 높은 지역의 공교육에서 모든 교과과정은 대학입시에 필수인 과목과 상위권 대학 진학에 ‘유리한’과목으로 나눠지고 고등학생들의 취업경험은 대학입시에 매력적인 ‘스펙’으로 인식될 뿐이었다.
학교에서 직업관련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관련잡지 포브스는 미국의 경제가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제조업 분야에 더욱 고도의 기술을 가진 인력이 필요하므로 미국 고등학교에서 직업교육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불과 수십년 전 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적어도 직업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는 기회는 제공했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이면 충분한 학력과 준비된 기술로 무장한 제조산업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구체적인 교육과정이 있었고 학생들은 대학진학 못지않게 조기 산업사회 진출을 모색할 수 있었다. 미국의 제조업 발달은 이러한 고등교육 시스템의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미국도 피해 갈 수 없었던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학력은 인플레되고 일자리의 계층구조는 무의미해지면서 공교육에서의 직업교육은 유명무실화되기 시작했다. 많은 고등학교의 교과과정은 ‘대학입시’를 목적으로 재편성되고 대학입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많은 학부모들의 예상과는 달리 대학 졸업생들은 수많은 직업을 거치게 되고, 다양한 직업군에서의 새롭고 융통성있으며 견고한 기술 습득을 위해서 지나치게 전문적인 지식이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국가 경제와 개인의 발전에 보다 ‘효율적인 비용’ 계산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윌리암스버그-제임스시 카운티 교육구는 이미 6년전부터 매년 10월 ‘Manufacturing Day’를 개최하고 있다. 학생, 교사 및 지역 사회가 동참하여 준비된 고등학생 산업인력 후보들을 위해 직업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이다.
‘모든 학생들의 성공’이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