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초 중등학교 학생들의 문장 독해력이 이전보다 더 떨어졌다. 상ㆍ하위권 학생들의 학력 격차도 더 벌어졌다.
10월 30일 공개된 국가학업성취도평가(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NAEP) 결과 책을 읽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아이들이 4학년은 35%, 8학년 34% 정도다. 학생들의 3분의 1정도만이 학업성취 기준을 넘긴 것이다. 2년 전과 비교하면 2% 정도 더 떨어졌다.

NAEP는 학업 성취도의 장기적인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전역의 초중등학생 60만명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하는 표준화된 시험이다. 대상 학생은 인종과 지역 등을 고려한 표본 추출 방식으로 선발하며 수학과 독해 두 과목을 평가한다.

수학의 경우엔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보였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완만한 상승 추세다. 하지만 읽기 능력은 1990년대에 비해 거의 나아지지 않았으며 상ㆍ하위권 학생들 간 격차만 더 벌어져 심각하다. 8학년 상위 10%의 점수가 2년 전보다 1점 떨어진 데 반해 하위 10%는 6점이나 떨어졌으며 중위권은 3점 하락했다. 인종 별로는 아시안이 281점으로 가장 높아 2년 전과 비슷했으나 흑인은 244점으로 5점 하락했고, 백인은 272점, 히스패닉은 252점을 각각 기록했다. 메릴랜드 대학의 읽기-테스트 전문가인 피터 애플러바흐는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학생들이 텍스트의 복잡성을 다루기 위해 읽기 이해력을 발달시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베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은 “미국이 학업 성취 위기를 맞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책을 읽지도 않고 아이들에게 읽어주지도 않는 부모들 탓을 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한 공립 학교에 대한 예산 증가보다는 학교 선택권과 같은 기존의 정책을 강조했다. 돈을 아무리 쓰더라도 나쁜 정책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라며 학생들이 사립 학교나 차터 스쿨(자율형 공립학교) 등 다양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 세금이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로자 델라우로 하원의원은 디보스 장관이 거짓을 퍼뜨리고 교육 자율화 의제를 홍보하는 데 조사 결과를 악용하고 있다며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지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교육계 인사들 역시 교육의 결과는 경제적 불평등과 깊은 관계에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Previous article미국 의대 진학을 위한 전공선택
Next article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시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