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발표된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 PISA·피사) 결과에서 미국 학생들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피사는 3년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의 15세를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분야의 성취도와 추이를 측정해 비교하는 국제적인 연구다. 올해는 OECD회원국 37개국 외에 비회원국 42개국이 참여해서 총 79개국 약 60만명이 참여했다.

미국 학생들의 실력은

미국은 읽기 505점으로 전체 13위, 수학 478점 37위, 과학 502점 18위에 머물렀다. (동점처리하면 순위는 다소 올라간다) 이러한 결과는 2000년 이후 정체된 것으로 지난  10월에 발표된 국가학업성취도평가 (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NAEP) 의 저조한 결과가 있었던 터라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관련 내용 링크 )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교육국장은 PISA 시험에서 미국 15세의  5분의 1이 너무 낮은 점수를 받아 10세에 기대되는 읽기 능력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그 학생들은 취업 시장에서 “아주 암울한 전망”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평가에서 ‘디지털 읽기 평가’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OECD 국가 학생의 10퍼센트 미만이 익숙하지 않은 소재의 글을 읽을 때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 15세의 13.5%만이  ‘사실’과 ‘의견’의 차이를 구분 할 수 있었다. 뉴스사이트 쿼츠는 “인터넷, SNS를 통해 누구나 정보를 생산 유통 할 수 있게 되면서 페이크 뉴스 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과 의견, 거짓말이 뒤섞여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리터러시(문해력)가  떨어지는 경우 거짓 정보에 쉽게 속게 된다”고 지적했다.

피사에서 측정하는 리딩 리터러시는 일반적인 비학문적 맥락에서 큰 소리로 읽거나 단순히 텍스트를 소리로 변환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하나 이상의 텍스트로 제시된 서면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능력집합을 독서 능력으로 생각한다.

The PISA 2018 defined reading literacy as “understanding, using, evaluating, reflecting on and engaging with texts in order to achieve one’s goals, to develop one’s knowledge and potential, and to participate in society.”

공부 잘하는 아시안?

3과목 1위는 모두 중국이었다.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아시아 국가들이었으며 비아시아 국가들 중에는 에스토니아가 유일했다. OECD국가만 대상으로 하면 읽기영역의 경우 아시아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5위에 랭크되었다. 수학과 과학은 일본과 한국이 5위권에 모두 포함된다. 한국은 역시 모든 과목에서 상위권이었다. 평균점수는 읽기 514점, 수학526점, 과학 519점을 기록했다. OECD 평균은 각각 487점, 489점, 489점이다.
(자세한 결과는 하단 그래프 참조 또는 사이트에서 확인)

중국의 수상한 약진

중국은 최근 시행된 네 차례의 PISA 평가 중 세 차례 최고점을 받았다. 그러나 평가 응시자는 중국 내 일부 지역Beijing, Shanghai, Jiangsu, Zhejiang 에 한정됐다. 중국 당국은 2009년과 2012년 상하이 학생들의 시험 결과만을, 2015년과 2018년에는 단 네 개 지역의 시험 결과만 사용했다. 이전까지 포함되었던 광동성(Guangdong) 대신 저장성(Zhejiang)이 포함되자 점수는 극적으로 올랐다.
워싱턴포스트는 ‘믿을 수 없는 중국의 1등(China is No. 1 on PISA — but here’s why its test scores are hard to believe)’이라는 분석기사에서 중국의 투명하지못한 PISA데이터 처리를 지적하는 브루킹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었던 톰 러블리스 교수의 견해를 통해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PISA 데이터를 조사해온 러블리스는  지난 피사 점수들을 비교하며 과거에도 중국은 시험을 보는 지역이나 사람을 선별하고 있으며 중국의 PISA점수는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215개 학교의 4,800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인구통계학적 대표 표본이 3년마다 주어지는 시험을 치렀다.

피사 결과를 보며

OECD회원국이 아닌 국가들의 PISA참여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 사회는 교육과 기술이 곧 국가의 경쟁력으로 여겨지므로 국내에서 치르는 표준화 시험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국제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부시-오바마 정부로 이어지며 공교육을 위해 쏟아 부었던 자금들이 효과를 내지 못했음에 더 큰 실망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강력한 중앙 정부의 정책으로 교육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나라들과는 달리 미국은 교육이 주 정부 소관으로 미국 내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PISA에서 꾸준한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 어찌보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국가간의 교육체제에 대한 비교이며 소수의 표본집단이지만 개인에게 적용할 만한 추세와 경향도 있다. 예를 들면 읽기(리터러시라 칭하는 문해력을 의미) 능력은 지난 몇 년 간 세계적으로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이 조사에서 디지털세대의 독서습관이 이전 세대와는 달라졌으며 읽기 능력과 연관 있다고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책을 덜 읽는데 특히 소설, 잡지, 신문과 같은 구매체 대신 채팅, 온라인 뉴스 또는 실용적인 정보를 포함하는 웹사이트와 같은 온라인 형식으로 더 많이 읽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와 가정에서는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독서에 대한 흥미유발과 다양한 글 읽기 지도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며 온라인에서 읽을 때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등 디지털 사용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학생들은 복잡한 텍스트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출처를 구별해야 하며, 사실과 허구를 구별해야 하며, 우리 시대의 용인된 지식과 관행을 질문하거나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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