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 제대로 못푸는 공대생?

코비드19 대유행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제한하고 통제하는데 학교가 예외일 수 없었다. 비대면 혹은 온라인 수업으로 부르는 원격수업이 이루어졌지만 이것은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괴로운 시간이었다. 아 학부모도!
정교하게 설계되지않은 온라인 수업은 지루할 뿐만 아니라 변변한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교실에 가지못한 아이들은 여러가지 사회적, 정서적 문제를 만났는데 그 중에서 학습손실에 따른 학력저하를 집중 조명해 본다.

10학년에 시작된 코비드19는 현재진행형이고 그 사이 아이들은 대학에 입학했다.
어바나 샴페인 일리노이 대학(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의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수학과목을 신입생들의 수준에 맞춰 기초에 집중하도록 보완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대학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폭 늘었다.
텍사스 A&M 대학에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일부 수학 수업에서 D와 F의 비율이 더 높았고 수강철회도 더 늘었다. 과외를 제공하는 대학 수학 학습 센터의 관계자 말로는 특히 1학년 학생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고교 과정의 미적분도 제대로 풀지 못하는 아이들이 엔지니어링(공학)을 전공하겠다고 하니 가르치는 학교는 물론이고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아마 학생들일 것이다. 수학만 문제가 아니라 글쓰기 능력도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상은 표준화시험 점수 결과에서도 볼 수 있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SAT나 ACT와 같은 시험 성적 제출을 의무화하지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응시생들이 많이 줄었는데 실제로 ACT 응시생은 130만명(졸업생의 약 36%)으로, 2018년 190만명보다 크게 줄었다고는 해도 평균점수 하락은 줄어든 학생수 탓만은 아닐 것이다. ACT는 2022년 수험생의 평균 점수가 36점 만점에 19.8점으로 1991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 점수가 20점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2021년 수험생은 평균 20.3점을 받았다. ACT 응시생 중 42%가 영어, 수학, 읽기, 과학 등 4과목에서 모두 ‘대학 1학년 수학 능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으며 최소 3과목에서 기준치를 넘은 학생의 비중은 3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SAT주관사인 칼리지보드가 발표한 자료도 마찬가지다. 전국 응시자의 평균 점수는 1600점 만점에 1050점으로, 작년 평균점수 1060점에서 10점 떨어졌다. 이 역시 팬데믹 기간동안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학사과정으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SAT의 경우 코비드 이전으로 회복되어가는 추세에 따라 응시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2022년도 고교 졸업생 SAT 성적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SAT에 응시한 학생 수는 173만7678명으로, 21년 SAT 응시자 수(150만9133명)보다 15.1% 늘었다. 

사실 학력저하는 대학 신입생만 문제가 아니라  팬데믹 기간 동안 K-12 전 학년에서 발생했다.
미 연방 교육부 산하의 국가 교육 통계 센터 (NCES, 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가 실시하는 미 전국 규모의 학력평가(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NAEP) 결과 4학년과 8학년의 수학과 읽기 능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측정 연령이 가장 낮은 4학년의 경우 읽기 점수는 500점 만점에 215점에 그쳤다.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결과보다 5점이 떨어진 것으로, 199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수학 점수는 500점 만점에 234점으로, 전 년에 비해 7점 떨어졌는데 1973년 수학시험을 시작한 이후처음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하락을 보인 것이다. 수학이나 읽기 점수 모두 1990년대 이후 최저수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성적이 2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팬데믹이 20년간 수학과 읽기 부문에서 축적된 교육 성과를 지운 셈”이라고 평가했다.  하락세는 유색인종과 저소득층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 소득수준에 따른 학력격차는 더욱 벌어졌으며 교육전문가들은 이를 회복하는데 수 십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의견이다.

앞으로 학습 손실의 보충을 어떻게 할것인지가 중요하다. 바이든 정부는 이를 위해 거액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교육의 실질적 책임이 각 주에 있는 만큼 실효성에는 의문이다. 결국 각 가정, 학부모의 경제적 여건과 교육열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 학생들은 물론이고 이제는 대학에 입학했다 하더라도 튜터나 보충학습 등의 지원이 필요한지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것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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