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관세와 화웨이로 난타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인해 미국 대학들이 중국 유학생 감소로 인해 대학 수입이 급감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중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농업분야 뿐만 아니라 미국 대학들도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
올 3월 현재 학생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 수는 36만 9364명으로, 이는 미국 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 110만여 명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들 중국 유학생이 내는 등록금은 미국 대학들의 주요 수입원이 된지 오래이며 이들이 미국 경제에 매년 130억 달러 규모의 기여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이후 실제로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예전에 3주면 발급되던 학생비자가 지금은 한 달 이상 지연되고 정부 지원 유학생 거부 비율도 올 1분기에 13.5%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부율은 약 3.2%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 명문대를 졸업한 이후 각종 연구시설에 들어가 정보를 도둑질하고 있다”며 비난해왔다. 따라서 지난해 7월부터는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중국 유학생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다. 지난 달에는 에모리대학이 중국출신 교수 2명을 정보 유출을 혐의로 해고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교육부도 지난 3일 ‘2019년 제1호 유학 경계령’을 발표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교육부는 “최근 유학생들의 미국 비자 발급과 관련해 비자 유효 기간이 축소되거나 비자 발급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중국도 미국 유학을 금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4일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미국에서 중국 유학생의 숫자가 감소하면 미국 교육산업에 충격여파를 클 것”이라며 교육부의 조치를 대미 반격카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 대학들도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조지워싱턴대는 “중국 유학생들은 우리 학교 전체 외국인 학생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이들은 학교 재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실력 또한 우수하다”고 중국 유학생을 치켜세웠다. 중국 유학생들이 감소할 경우 캠퍼스 주변의 상점들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적인 위기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중국 유학생들의 감소가 미국의 기술과 연구 환경에서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