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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무료 미국 의대

 미국 의과대학 협회(AAMC)에 따르면 미국 의대생들 70%가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비를 냈으며 대출 중간값은 20만 달러를 넘는다고 합니다. 전문의가 되면 고소득자가 된다고는 해도 수 십만 달러의 빚은 그들에게도 부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의대 졸업생이 과도한 부채를 안게 되면 고소득을 지향하는 분야로만 인재가 쏠리게 되고 자연히 임금이 낮은 소아과와 연구직 지원자는 줄게 된다”며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바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수 년 전부터 의대 학비 부담을 줄이려는 통큰 기부가 있었습니다. 잠재적 수혜자들인 일반인들에게는 '학비 무료 미국 의대'에는 어떤 학교 들이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카네기홀에서 열린 아인슈타인의대 졸업식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The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올해 초 2월 26일 뉴욕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는 이 대학의 전직 교수이자 이사회 의장인 루스 고츠만(93)으로부터 10억달러를 기부받는다고 발표했습니다. 학교측은 ‘내 이름을 학교 이름에 붙이지 말라’는 단 하나의 조건만을 내건 이번 기부가 “지금껏 미국 내 의과대학에 들어온 기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고 했습니다. 이로써 현재 4학년인 학생들은 이미 낸 올해 봄 학기 등록금을 반환받게 되며, 8월부터 진학하는 모든 학생들은 등록금을 면제받게 되었습니다.

학교는 ‘제한 없이 모든 학생을 환영한다’는 사명 아래 1955년 설립됐다”며 “오늘의 이 선물은 의대를 다닐 경제적 형편을 못 갖춘 이들의 제약을 없애 우리 학교의 사명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아인슈타인 의대 Class 2027년 183명 가운데 59%가 여성이며, 유태계 학교지만 전체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인, 히스패닉, 흑인 등 다양성이 높은 학교 입니다. 학교와 병원이 있는 브롱스는  뉴역시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위스콘신대 인구보건연구소가 조사한 지역별 보건 통계를 보면 브롱스는 75살 이전에 사망하는 조기 사망률이 뉴욕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또 기대수명, 유아 사망률, 성인 흡연율, 성인 비만율, 10대 출산율 등 다른 건강 관련 지표들도 뉴욕의 다른 지역에 비해 나쁜 것으로 나타나 미국 언론들은 브롱스 공중보건의 큰 기둥인 아인슈타인 의대에 주어졌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논평했습니다.


존스홉킨스 의대 JOHNS HOPKINS School of Medicine

이어서 지난 7월 8일 존스홉킨스는 총장실 메시지를 통해 블룸버그 재단으로부터 10억달러 기부를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블룸버그 필랜트로피(Bloomberg Philanthropies) 재단은 전(前) 뉴욕시장이자 블룸버그통신 창립자인 마이클 블룸버그가 설립했습니다. 공중보건, 예술 및 교육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미국은 의료 전문가가 부족한데 의대를 비롯 간호대, 관련 대학원의 높은 비용이 학생들 진학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필수 분야에 대한 재정적 장벽을 줄임으로써 더 많은 학생들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직업을 추구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가족과 지역사회에 더 많이 봉사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론 다니엘스 총장 역시 "개인의 기회에 대한 재정적 장벽을 제거하면 우수성, 혁신, 발견을 촉진하여 사회에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따라 가을 학기부터 존스 홉킨스는 연 소득이 30만 달러 미만인 가정의 의대생에게 무료 학비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175,000 달러의 소득 이하의 학생들에게는 생활비 및 기타 비용을 추가로 지원합니다.


NYU에서 계산한 학비와 생활비(Estimated Tuition, Fees, and Expenses)
출처 : NYU의대 홈페이지

뉴욕대 의대 NYU Grossman School of Medicine

아인슈타인 의대와 대조적으로 뉴욕 맨하튼 부유한 동네에 위치한 뉴욕대의 의대도 2018년 부터 의대 학비가 무료입니다. 졸업 후 수 십만 달러의 빚더미에 오르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주요 사립 의대로서는 처음으로 수업료 무료를 단행한 것입니다. 기숙사비와 기타 비용은 포함되지않습니다. 이 비용은 소득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원됩니다.

뉴욕대 의대는 ‘등록금 무료화’를 위해 모두 6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무료화 정책을 위해 10년 전부터 기금을 모아 4억5000만 달러를 확보한 시기에 미국에서 가정용 건축자재 판매회사인 홈디포(Home Depot)를 설립한 케네스 G 랭곤이 1억 달러를 냈으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도 후원자로 나서며 가능해졌습니다. 

이어 2023년에는 케네스 G. 랭곤과 그의 아내 엘레인 랭곤이 뉴욕대학교 롱아일랜드 의과대학(NYU Grossman Long Island School of Medicine) 에 2억 달러를 기부하여 학교가 영구적으로 수업료를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교 이름은 뉴욕대학교 그로스만 롱아일랜드 의과대학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학교는 프라이머리 닥터(내과, 가정의학과, 소학과 등) 양성을 목표로 설계된 3년짜리 의대입니다. 선발인원이 20여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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